리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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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생이 온다 - 임홍택리뷰/책 2019. 3. 25. 21:40
요즘 애들은 자료나 정보를 찾을 때 포털 사이트가 아닌 유튜브를 이용한다는 기사를 읽었을 때, 이런 게 세대 차이인 걸까 싶어서 조금 충격적이었다. '90년생이 온다'는 정말 괜찮은 제목이다.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모든 것을 축약한 핵심적인 표현이고, 설령 책의 내용을 모르더라도 회사에서 중간 관리자의 위치에 있을 80년생 회사원이라면 그 묵직한 의미를 실감하고 있을 것이다. 몇 년 사이에 회사 내에서 세대 갈등이 심화되는 속도가 가파르게 증가한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꼭 90년생들이 입사해서 그렇다기보다는 조직 문화와 노동 시간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는 속도가 빠르고, 무엇보다 주 52시간 근무시간 제한법이 도입되면서사회적 분위기가 삶의 질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변해가고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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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디의 우산 - 황정은리뷰/책 2019. 3. 12. 21:01
d는 dd의 죽음 이후 남겨진 모든 물건에서 온기를 느낀다.자기 자신이 상대적으로 차가워졌다고 생각하면서도 물건의 온기를 참을 수 없어 결국 모든 것들을 부수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진 후,그 사람을 떠올리게 하는 물건이나 장소,자잘한 추억들이 얼마나 고통스럽게 다가오는지는 미리 알고 있어도 늘 몸서리치게 되는 경험이니까. d는dd와 함께 살던 반지하 집을 나와 작은 고시원에 살며 매일 세운상가에서 택배를 나른다.고시원의 이웃들은 벽 너머로 기척을 내지만 만날 수 없는 유령 같은 존재들이고,세운 상가의 매장 주인들은 매일 마주쳐도 전혀 접점이 없다.음향기기 상점 주인인 여소녀(아저씨...)가 잘못 배달된 택배를 주며 "나 알지?"라고 그를 툭 건드렸을 때,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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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잘 쓰는 사람은 없습니다 - 이다혜리뷰/책 2019. 3. 6. 21:06
쓰기의 시대고 에세이의 시대다. 신간 목록을 달리 표현할 말이 없다. 모두가 자기 글을 쓰고 싶어 한다. 모르는 이가 보면 출판의 전성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이상한 일이다.- 211p 글을 쓰고 싶은 사람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쓰면 좋은지 알려주는 책이다. 그런데 책을 읽고 나니 이전처럼 감상 글을 편하게 적기 어렵고 마음이 부담스럽다. 그렇다고 글을 공들여 쓴다거나 퇴고를 여러 번 하는 것도 아닐 텐데.예전에 같은 저자의 를 읽고 이후 여행에서 유용하게 써먹은 표현이 있었다. 바로 '당신이 추천하는 것은(좋아하는 것은) 뭔가요?'라는 질문이다. 가이드북이나 모르는 사람(블로그)의 추천이 아닌 내 앞에 있는 사람과 소통한다는 느낌이 좋았고, 대화를 나누는 경험 자체도 즐거웠지만, 결과물 역시 만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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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끄네 집 - 이신아리뷰/책 2019. 2. 26. 20:12
제목만 보고 제주도에 사는 고양이와 무뚝뚝한 아버지 사이에 생긴 뜻밖의 유대감... 같은 이야긴 줄 알았잖아ㅋㅋㅋㅋ 반려동물과 살 생각이 없었던 사람이 어느새 고양이 없이는 못 살게 되다니. 동물과도 인연이란 게 정말 있나보다. 갑자기 주변에 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생각나면서 유독 애완동물이란 말을 싫어했던 기억이 났다. 그들이 동물에게 정말 애정을 많이 쏟고 때로는 가족보다 더 생각하는게 느껴지긴 하는데, 그럼에도 대부분 귀여운 외모를 가진 새끼를 고르고 골라 가게에서 사온 사람들이라 그들의 말에 위화감이 느껴진달까. 그래서 저자의 자연스럽고, 조심스런 만남의 방식이 편하게 느껴졌던 것 같다. 다양한 사진과 유머 넘치는 해시태그를 읽는 쏠쏠한 재미도 있고. 저자가 하는 게스트 하우스가 궁금해서 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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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작 할 걸 그랬어 - 김소영리뷰/책 2019. 2. 25. 22:58
책을 둘 곳이 없다는 핑계로 전자 책을 보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집중하기도 힘들고 폰 화면을 보면 눈이 아파서 손이 가질 않았다. 그래서 주로 회사 도서관을 이용하는데 요즘 너무 읽은 책이 없길래 몇 권 뽑아 옴. 제목만 보고 읽기 시작했는데 취미의 탐독 겸 여행기 같은 느낌으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고, 막바지엔 저자가 실제로 책방을 운영하면서 느끼는 바를 적어놓은 것을 보고 대단한 사람이다 싶었다. 무엇보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열심히 빠져들어 느끼고 탐구하는 모습이 좋았다. 이 책을 읽으며 새삼 일본의 여러 서점에 대해 알게 됐고, 지난 여행에서 츠타야에 가볼 기회가 있었는데 시간이 빠듯해서 지나친게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정작 책을 읽으면서 제일 부러웠던 건 남편...!! ㅋㅋㅋ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