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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드니 근교, 블루 마운틴
    여행/2018 호주 2019. 1. 3. 23:45

    시드니를 여행하며 빼놓을 수 없는 곳이라면 단연 블루 마운틴 국립공원!

    예전에는 투어를 통해 다녀왔었는데, 저렴한 가격에 여러 군데를 둘러보긴 했지만 투어 특성 상 에코 포인트에서도 15분 정도만 겨우 구경하고 쫓기듯이 다른 곳으로 떠나야 했던 기억이 너무 아쉬워서 이번 여행에서는 투어를 이용하지 않고 직접 찾아가 보기로 했다. 구글맵으로 경로를 찾아보니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서 가벼운 마음으로 출발. 대신 왕복 시간이 제법 있기 때문에 이른 아침에 센트럴 역에서 첫 차를 타고 종점인 카툼바 마을까지 이동했다. 센트럴 역이 커서 조금 헤맸음. 

    레드펀역에서 센트럴 역으로 이동하는데 나만 타고 열차 문이 닫혀서 피치 못하게 이산가족이 되어 K와 따로 이동했다... 다행히 출발 시간 전에 아슬아슬하게 도착함. 현지 유심을 쓰니 서로 전화를 자유롭게 할 수 있어서 이런 상황에서 참 유용했다.​

    두 시간을 이동해서 도착한 카툼바 역. 여기서 부터 버스를 타고 이동해도 되는데 우리는 날씨가 좋아서 천천히 걸어서 가기도 했다. 9월 말이어서 약간은 쌀쌀했지만 낮에 햇살이 따뜻해서 걷다보니 오히려 더웠다. 30분 정도 걸리는 거리지만 그늘이 없기 때문에 너무 더운 날에는 버스를 타는 것이 좋을 듯 싶다. 물론 버스는 관광객이 많아서 만차인 경우 탈 수 없다(카툼바 역으로 돌아오는 버스가 특히 치열함).

    아침을 가볍게 먹긴 했지만 커피고픔이 몰려와 지나가다 거리 안쪽에 있던 카페를 우연히 발견하고 들어갔다. 알고보니 제법 이 동네 맛집이었던 듯. 입구에  트립어드바이저에서 추천 받았다는 스티커가 두 개나 붙어있었다. 실제로 커피도 맛있었고 내부 분위기도 예뻤음.​

    ​카툼바 역에서 카툼바 스트리트를 따라 경사진 길을 내려오는데 좌우로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너무 많았다. 문을 열지 않은 곳도 많았지만 밖에서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투어로 왔을 때는 전혀 알 수 없었던 것들. 역시나 자유롭게 찾아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 너무 뿌듯했다.

    ​가게 테이블에 걸려있는 그림이 너무나 카툼바 거리를 잘 묘사해서 귀여워서 찍었음. 경사져있고, 가게들 많고, 관광객은 고양이처럼 구경하고 있다ㅋㅋㅋ

    ​꽃집이 있었는데 인테리어가 참 예뻤다(사진을 못 찍어 표현이 잘 안됐지만ㅠ) 분홍 자전거에 장미가 한 아름 실려있었는데 문 앞을 지나가는데 향기로운 꽃 냄새가 나서 기분이 좋았음

    너무 색깔이 예뻐서 찍었던 마쉬멜로우와 머핀들. 엄청 달 것 같아서 먹어보지는 않았다.​

    ​앤티크 및 기념품 판매점에 들어가서 구경을 시작했는데 유머가 넘치는 상품들이 꽤 많아서 엄청 즐겁게 구경했다.

    ​가령 예를 들면, 이런 엽서라던가 마그넷도 웃긴것들이 참 많았음. 

    이건 그냥 예뻐서 찍은 것들

    ​지금 생각해보면 이때는 아직 쇼핑혼이 깨어나지 않았던 때라 그저 구경만 했었던 것 같다. 요즘 같은 상태였다면 하나 샀을 텐데... 

    팝업 카드가 이렇게 화려하고 예쁠 수 있구나 싶어서 신기했었음​. 가게들이 하나같이 분위기 깡패인 곳들이 많다. 왜일까...

    ​생각지 못하게 여러 가게를 들러 구경하느라 시간을 너무 보내는 바람에 이러다가는 블루 마운틴을 제대로 못볼 것 같아서 서둘러 echo point로 이동했다. 가는 길은 도로를 따라 단독 주택들이 늘어져 있는데 꽃이 예쁘게 피어있고 거리가 매우 조용해서 여유로움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걷다보니 금방 에코 포인트에 도착. 

    어느덧 점심 때를 훌쩍 넘겨서 식사를 하려고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맨 아랫층은 기념품 샵이라 또 열심히 구경을 했음. K의 넘치는 쇼핑력을 구경하다보니 서서히 나의 쇼핑 혼도 자극받아 깨어나는 듯 했다.  ​

    ​식사 때는 늘 와인 한 잔. 호주의 산들은 한국과 다르게 뾰족하지 않고 평평하다. 예전 투어에서 가이드가 우리가 산을 세모로 그릴 때 그들은 네모로 그린다고 해서 충격 받았던 기억이 있음... 모처럼 밖의 풍경이 잘 보이는 곳에 앉게되어 와인 잔에 산맥을 담아서 마시는 기분을 내고 싶었는데 사진에는 잘 안나온 듯. 식사가 나올 때까지 셀카를 찍으며 열심히 놀았다. 

    가볍게 먹고 싶어서 메인 하나랑 에피타이저를 하나씩 시켰는데 맛은 평범했다. 규모가 크고 투어 관광객들이 단체로 많이 오는 곳인데 종업원이 2명 정도 밖에 안 보였다. 옆에 한국인 단체 관광객 팀이 있었는데 그들이 코스를 먹다보니 우리 쪽은 거의 방치 당했다. 주문을 하려고 오랫동안 기다렸는데 계속 종업원이 오지 않아서 결국 부르러 갔는데 매우 지쳐 보였다.​ 조금 더 한적하고 조용한 곳에서 식사를 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쉬웠다.

    ​에코 포인트에서 평화로운 한 때를 보냄. 구름이 많아서 그림자가 지는 풍경도 꽤 멋있었다.

    ​누구나 찍는다는 세자매 봉 사진... 옛날에도 찍어놓고 또 찍음...ㅋㅋㅋ 

    이후로는 옆에 난 길을 따라 Scenic world까지 걸어가며 경치를 구경했다.  

    ​타도타도 케이블카와 레일웨이는 무섭다..ㅠㅠ 

    워크웨이를 걸으며 노래도 듣고, 케이블 웨이를 타고 올라오는데 어느덧 해가 저물기 시작했다. 시드니로 돌아가는 막차 시간이 다가와서 버스를 타고 카툼바 역으로 가기로 했음.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워낙 많아서 에코 포인트에 들렀을 때는 승객을 더이상 태울 수 없어 그냥 지나쳤다. ​

    ​카툼바 거리에서 우연히 서점에 갔었는데 아르누보 그림이 실린 컬러북을 만원 정도로 저렴하게 할인해서 팔고 있었다. 계속 신경 쓰여서 결국은 돌아가는 길에 서점이 닫기 전 겨우 들러서 구입. 이 때를 기점으로 끌리면 그냥 사야한다는 진리를 깨달았다. 해외 여행에서 서점에 들러 책을 산 적이 처음이었는데, 집에 돌아와서 보니 여행 했을 때 생각도 나고 (그림이 많기 때문에) 인테리어 효과도 있어서 볼 때마다 뿌듯. 그리고 이 때의 경험으로 이후 여행에서는 시내 관광을 다닐 때 서점을 꼭 가보게 되었다.

    ​돌아오는 기차 안. 올 때도 봤었지만 quiet carriage라는 칸이 있다. 조용히 쉬면서 오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라 떠들면 벌금도 내야 하는 듯 했다. 어떤 승객들이 모르고 엄청 떠들었는데 quiet carriage라고 조용하라고 직접 경고하기도 하고 방송으로도 여러번 경고 메시지가 나왔다. 편히 쉬면서 와서 좋긴 했다. 출장 가려고 KTX를 탈 때마다 전화 통화를 오랫동안 크게 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고통스러운데 KTX도 이런 칸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이 칸에 화장실이 없어서 역에서 정차 했을 때 다른 칸으로 건너 갔다가 30분 넘게 원래 칸으로 못 돌아갔던 기억이 난다. 칸 사이가 밖에 노출 되어있고 움직이는 동안엔 이동하지 말라고 되어있어서 매우 소심하게 다음 역에 정차할 때 까지 기다렸음. 하필 휴대폰을 자리에 두고와서 K는 내가 실종된 줄 알고 어리둥절 했다고...ㅋㅋ 

    ​시드니로 돌아오는 저녁 늦은 시간이 되어 숙소 근처에서 식사를 하고 바로 들어가 쉬기로 했다. 지나가다가 분위기가 좋아 보이는 Issac Restaurant에 들어갔는데 정말로 너무 근사한 곳이었음. 실제 조명은 사진보다 더 어두워 분위기가 있는 곳이다. 이 동네에서 식사하는 여행객이라고는 우리 뿐인 그런 느낌 너무 좋음ㅋㅋㅋ

    스테이크와 파스타 와인 한 잔씩. 분위기가 좋으니 음식도 더 맛있는 기분이었다. 행복한 기분으로 숙소로 들어가 쉬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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