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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풍의 언덕 - 에밀리 브론테
    리뷰/책 2018. 3. 12. 22:21

    샬럿 브론테는 제인 에어를, 동생인 에밀리 브론테는 폭풍의 언덕을 집필했다. 그러나 제인 에어가 선량하고 종교적이며 인내와 배려의 사랑을 이루었다면, 캐서린과 히스클리프는 이기심과 집착, 광기로 얼룩진 사랑을 보여준다. 집을 거의 벗어나지 않았던 에밀리 브론테가 오히려 이렇게 격정적인 작품을 썼다는 게 흥미롭다. 


    최근에 이 책을 읽고 있다고 이야기 했더니 지인이 이렇게 표현했다. "어렸을땐 공포소설, 지금은 꿀잼"

    ...나도 모르게 공감


    이 이야기 속엔 제대로 된 어른은 존재하지 않는 것만 같다.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떼를쓰고 화를 내고 심지어 아파서 쓰러지기까지 한다. 

    특히 히스클리프... 캐서린이 죽어갈 때 나누던 대화들이 너무 절절하고, 그녀의 죽음 이후로도 오랜세월동안 얽매이고 집착해서 미쳐가는 모습이 안타깝다. 하지만 그저 복수를 위해 너무 많은 사람을 불행의 구덩이에 밀어 넣고 야비하게 행동할때는 읽는 것만으로도 피곤해지는 기분이었다. 이사벨라를 희롱하고 아들인 린턴도 그저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도구처럼 다루고, 힌들리에 대한 복수심에 헤어턴을 가혹하게 대하고...끝내 그가 기이하게 죽을 때까지, 이야기 자체가 감정의 폭풍이 몰아치는 한복판에 계속 있는 기분이 들게 한다. 


    캐서린이 린턴과 결혼하기로 결심했지만, 답답함에 히스클리프에 대한 마음을 넬리에게 고백하는 부분이 이 이야기의 시작이고, 끝인, 모든 것을 표현하는 것 같다.


    내가 그 애를 사랑 하는 건 그 애가 나보다 더 나 자신이기 때문이야. (...) 내가 곧 히스클리프인 거야. 그 애는 내 마음속에 항상, 항상 있는 거야. 기쁨을 주려고 있는게 아니야. 내가 나 자신에게 항상 기쁨을 주지는 않잖아. 그 애는 기쁨을 주려고 있는게 아니라, 나 자신으로 있는 거야.


    한껏 낭만적이면서, 비 현실적이고. 그래서 더 애틋한 감정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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