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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라노, 비에이 투어
    여행/2019 일본 2019. 2. 18. 20:34

    ​[ 2/6 ]

    여행 셋째 날, 삿포로에서 투어를 통해 당일치기로 후라노/비에이를 다녀오기로 했다. 운전 방향도 익숙하지 않고 무엇보다 눈길에 렌트카를 빌릴 엄두가 나지 않아서 여행사 상품을 이용했는데 다소 빠듯하기는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잘한 선택인 것 같다.  

    ​집합 장소인 오도리역 31번 출구로 나갔는데 눈이 어찌나 많이 오던지... 풍경은 아름다웠지만 눈길이 심해져 투어가 취소되지 않을까 걱정을 했는데 성수기라 다른 여행사까지 함께 버스 4대가 동시에 이동했다. 어마어마한 규모에 놀람. ​

    중간에 휴게소에 들렀을 때, 가이드분이 요거트를 꼭 먹어 보라고 추천해서 너도나도 편의점에서 사온 요거트. 베리는 덜 달고 진득한 슈퍼백 요거트 맛. 내 입맛에는 깔끔한 플레인이 더 좋았다. 확실히 지방 함량이 높은 우유로 만들어져서 그런가 맛이 무척 고소했다. 흔들어 먹지 않으면 바닥에 가라앉은 것들이 따로 남을 지경.

    이동하는 도중 눈이 그쳤는데, 도로 옆으로 사고 차량이 제법 많이 있었다. 겨울철 빙판길 운전 무 경험자에게는 투어가 답임을 또 한번 깨달음.  

    패치워크 로드에 도착하기전에 가이드분이 이런저런 사진 찍는 요령을 알려주었지만 제한된 시간에 한정된 장소에서 사진을 찍기란 전쟁과도 같았다..;; 너무 어려움 ˃̣̣̣̣︿˂̣̣̣̣ 

    ​한적하고 고요한 풍경을 즐기는 것은 개인적으로 여행오거나 사진을 포기해야만가능한 일....(큽)

    ​메리와 켄 나무..?? 얼핏 보면 한 그루 같지만 두 그루가 같이 있는 거라고 한다. 엄청 크기가 컸는데 상고대가 있었다면 장관이었을 것 같았다. 


    비에이 역으로 이동해서 자유 점심시간을 가졌다. 튀김집으로 유명한 준페이는 전화로만 예약을 받는데 가이드분이 예약을 도와주기 위해 전화를 해 보더니 갑자기 휴업을 했다고, 이게 시골 스타일(?)이라 어쩔 수 없다 했다. 

    그 동안 라멘이나 밀가루를 많이 먹어서 밥이 고파왔기 때문에 카레를 판다는 bi.yell cafe라는 곳으로 향했다. 건물 지하에 있는 독특한 곳인데, 음식이 빠르게 나오는 것 같지는 않았다. 식사를 마치고 후식으로 커피 젤리를 먹어보고 싶었는데, 점심 시간이 거의 남지 않아서 취소하고 나와야 했음. 

    수프 카레는 삿포로에서 따로 먹기로 하고 무난해 보이는 그릴 커리와 감자 그라탕 선택.​

    ​카레는 맛있는 3분 카레의 그 맛ㅋㅋ

    ​감자 그라탕 & 치즈. 이걸 먹으면서 이 지역의 특산물은 감자와 유제품임을 깨달았다..! 함바그 셋트도 맛있었을 듯. 옆 테이블에서는 갓난 아이를 데리고 나온  젋은 주부들의 토크가 한창이었다. 그럼에도 엄청 조용하게 이야기 하고 심지어 애기도 안 울고 조용히 자더라. 신기....-_-;;;

    가이드분이 비에이에서만 파는 사이다를 사먹어보라고 해서 편의점에서 부랴부랴 구매함. 저 바움쿠헨은 생각없이 집어들었는데 엄청 맛있게 먹었다. 사이다는 청록색으로 샀다. 맛은 평범한 소다 사이다 맛인데 청의 호수색이라고 적혀있듯이 정말 시린 푸른색이라 먹을 것이 아닌 느낌도 들었다.

    ​크리스마스 트리. 손 위에 올리는 식으로 사진을 찍는데 가이드분이 요즘 유행은 코에 올리는 거라고 했다. 하지만 찍힌 사진을 보면 농락당한 기분이 든다 -_- 찍느라 매우 허리가 아팠는데 흔들리고 초점 나가도 웃음이 나와서 얼굴은 이상해지고 난리도 아니었음ㅋㅋ 

    ​이후로 탁신관으로 이동해서 근처 풍경과 자작나무 숲을 감상했다. 여기에도 귀여운 눈사람 3개가 아기자기하게 놓여있었다. 누가 만들어 놓았을까? 궁금.

    날은 흐렸지만, 생각보다 춥지 않았고 눈발이 흩날리지 않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자작나무는 흰 색이라 눈과 무척 잘 어울린다.​ 사진 보정을 귀찮아서 안 했더니... 이런 분위기가 아닌데 ˃̣̣̣̣︿˂̣̣̣̣ 

    아무도 몰랐을 지역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땅을 사서 이렇게 아름답게 조성해 놓다니, 작가의 혜안에 감탄이 나왔음.

    그리고 청의 호수. 사실 겨울엔 이렇게 얼어서 청색이 보이지 않아서 굳이 방문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데 투어라 어쩔 수 없이 들려야 하는 곳이었다.

    가이드 분이 청록 소다를 사서 반 마시고 사진처럼 눕혀서 찍으면 야매 청의 호수를 재현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병 안 쪽이 깨끗하지 않고 굴절되어 나무가 이상하게 보이기 때문에... 결론은 또 속은 것으로-_-;;; 지나가던 일본인 커플이 뭐냐고 신기해 하면서 자기들도 찍어도 되냐고 했는데 제대로 찍힐리가... "잘 모르겠어 어떻게 하는거야?" 라고 하는데 왜 내가 민망한가. 단체로 음료수 놓고 사진 찍는 풍경이 참 웃겼음.

    흰 수염 폭포는 온천수가 콸콸 흘러나와 장관을 제대로 구경할 수 있었다. 다리에 매달려서 한참 바라보다가 나옴.

    마지막 투어 코스는 닝구르테라스. 야경이 아름답다고 하는데, 우리는 투어 시간 상 야경을 볼 수 없었다. ​가게들도 5시 이후에 여는 곳들이 많아서 잠시 기다려야 했음.

    H언니가 ​닝구르테라스 안 쪽 카페에서 파는 야끼밀크가 맛있다는 글을 봤다고 해서 사이좋게 사 먹어 봤다. 

    구운 우유라니 뭐지... 싶었는데 크렘브릴뤠의 겉처럼 구워진 달달한 표면이 있고 아래는 차가운 우유였다. 재미로 먹어보기엔 나쁘지 않을 듯. 날이 추워서 우유가 따뜻하지 않은 게 아쉬웠다.

    ​어느덧 해가 저물고 가게에 조명이 켜지기 시작했다. 눈이 왔을 때는 아예 어두울 때보다 해가 막 지려할 때가 제일 예쁜 것 같다.

    가게들을 돌아다니며 이것저것 구경하다보니 시간이 금방 흘러가서 또 쫓기듯이 버스에 올라탔다ㅠㅠ 종이로 만든 장식품들이 귀여웠는데.. 아쉬움을 뒤로하고 삿포로로 돌아오는데 가이드분이 여러 식당을 추천해 주는 소리를 배경으로 기절했다. 추운 바깥과 따뜻한 버스 안을 번갈아 오갔더니 몸이 노곤해져서 그야말로 실신한 채로 삿포로로 실려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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