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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 김신회리뷰/책 2018. 6. 19. 20:04
항상 땀 세개를 무한 날리던 어벙한 해달과
푼수끼 넘치는 장난꾸러기 포로리
마빡에 빠직 표시를 늘상 달고 화내는 너부리
내가 기억하는 보노보노는 이런 만화였는데
이 책을 읽고 깜짝 놀랐다.
야옹이 형이 큰곰하고 싸우고 나서 자기는 이기지는 않았지만 지지 않았다고 말한다. 이긴놈은 없고 그저 자기가 졌다고 생각하는 놈만 있을뿐이라며.
타인과 나를 비교하며 패배주의에 빠져 낙담하던 때가 불과 얼마전이라 퍽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계속해서 꿈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아무것도 하고싶지 않을 수도 있다는 그 말이 큰 위로가 됐다. 보노보노라는 작품 뿐만아니라 어쩌면 단순한 내용에서 여러가지 통찰을 이끌어낸 작가의 힘이 더 컸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어릴적부터 꿈이 없다는게 스트레스였는데
그냥 적당히 먹고살만큼 벌면서 춤과 책을 즐기고 가끔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지금의 안정적인 삶이 내가 가장 바래왔던 것임을 깨달았다. 이루고 싶은 것을 이루어서 하루하루 평온하고 안정되어있는 나를 처음으로 자각한 순간(정확히는 침대에 누워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배경으로 책을 읽고 있을 때) 그토록 바라던 행복을 실감했다.
걷는게 좋으니까 아무일이 없어도 걷는게 좋아
어른들은 놀고싶은데 당당히 놀지 못하니까 노는일을 취미라고 부른다
여러모로 코드가 맞아서 즐겁게 읽었다
특히 일기도 자기검열한다는 부분에서 엄청 공감하며 뿜음ㅋㅋㅋ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