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를 보내지마 - 가즈오 이시구로리뷰/책 2018. 3. 24. 20:42
초반 부분은 조금 읽기 난해했다. 혜일셤에서 학생들의 생활이나 문화가 이상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책 자체가 그야말로 무엇인가를 알고있지만 아무도 구체적으로 알려주지 않는다는 느낌이다.
그런데 뒤로 갈수록 학교를 졸업하고, 코티지에서 생활하다 간병인으로, 마지막에는 기증자로 죽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에 점차 심경이 복잡해진다.
자신의 운명이 비극적으로 결정지어져있다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복제로 태어난 사람이라고 해도 그 사람은 완전히 다른 인격체라고 생각하는데. 그들이 자신들의 근원자에대해 궁금해하고, 본인들의 앞으로의 인생도 근원자처럼 살지 않을까 생각할 때. 캐시가 포르노 잡지를 보며 여자들의 얼굴을 유심히 살피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오직 장기 기증을 위해서 태어난 아이들도 하나의 인격체임을 증명하기 위해 시와 그림을 가르치고, 그들의 창작물을 전시했던 학교가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는 점이 씁쓸하다.
토미가 기증으로 사망했을 때 캐시가 잠시 울다가 돌아오는 마지막 장면이 너무 슬펐다. 다 읽고 책의 첫 페이지로 돌아가니 간병인을 그만두고 곧 기증자가 되는 캐시의 독백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져서 더 안타까운 기분이 들었다. 왜 이들은 도망칠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것일까...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