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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 싱가포르
    여행 2019. 9. 8. 05:58

    작년 추석에 갑자기 다녀온 호주가 너무 좋았어서 올해도 어딘가 가고 싶었는데 일정이 여의치 않았다. 그런데 에어아시아에서 갑자기 싱가포르행 항공권이 저렴한 가격에 나왔길래 홀린듯이 티켓을 사버렸다.

    추석 연휴 전에 휴가를 써서 일주일동안 아주 여유롭게 다녀와야지 했는데, 갑자기 출국 며칠 전부터 태풍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매일 매일 태풍 경보를 검색하며 심적으로 힘들었음.

    정오 스케쥴이라 정상 운행하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결국 출국 전날 밤 비행기로 지연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공항에서 기다리며 애태우는 것보다 낫다싶어 오히려 맘이 편했다. 하지만 방콕에서 싱가포르행 비행 일정이 많이 틀어져 결국 일요일 오전에 도착하게 됐다. 토요일 부터 체크인 한다고 했던 숙소에 태풍때문에 일욜에 간다고 바로 연락하니 노트 해둔다고 답이 왔음. 비용 지불 다 했으니 취소하지 않겠지 싶어 한숨 돌리고 뒤늦은 여행 준비를 시작했다.

    환전, 여행자 보험, 유심칩 구입하고 준비 끝.
    일정은 지금도 아무 생각이 없다. 가이드 북을 한 번 읽어보긴 했는데, 그냥 마음 가는데로 천천히 다니려고 아무것도 정해두지 않았다. 생각보다 더운 나라인 것 같아서 무리해서 다니다 더위 먹을까봐 조심하는 것도 있다. 전에 미얀마에서 더위먹고 쓰러졌을 때 이렇게 해외에서 죽나 싶어 울었던거 생각하면 아직도 아찔함.

    공항철도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가는데 낮에 단전 사고가 있어 몇 시간 지연됐었나보다. 지인이 괜찮냐고 물어 봄. 생각도 못했던 일이라 앞으로는 더 일찍 나와서 체크해야겠다 싶었다.

    배고파서 고래사 어묵을 사먹고 트레인 타러 갔는데 면세점 줄이 너무 길어서 충격받았다. 어묵 먹었으니 여기서 커피 한 잔 마셔야지 하는 여유따위 부릴 틈이 없었고, 대기 번호가 한참 남았는데 이미 보딩 시작해서 멘붕옴

    그런데 내 뒤에 한참 전화로 떠들던 여자분이 먼저 물품 인도해가는 걸 보고 아차 싶어 직원한테 물어보니 보딩 시작한 사람들은 따로 줄서서 물건 넘겨 준다했다. 뒤에 여자가 너무 오래 큰 소리로 통화해서 미웠는데 째려본 덕분에 물품도 인도받고 아슬아슬하게 비행기를 탔으니 묘한 일이다. 세상의 이치가 스쳐 지나가는 느낌이었음

    원래 비행편이 점심 시간대라 식사를 옵션으로 추가했어서 지연된 항공기 안에서 야밤에 혼자 밥먹음. 에어아시아에서 처음 사먹어 본 밥이다. 맛은 나쁘지 않았는데 다른 항공사에서 먹던 음료와 과일 커피 빵 이런 잡다한걸 기대했다가 구성이 너무 심플해서 당황함. 도시락 용기에 밥과 반찬 끝. 차마 사진 찍을 생각도 못 했다. 누가 그랬던가 저가항공사를 타면 자본주의를 절절히 느낀다 하더니 과연.

    담요도 안 주기 때문에 랩 에어후디를 챙겨갔는데 역시나 너무 좋음. 목배게는 무거워서 안 하고 다니는데 후드 모자에 눈가리개 달린게 너무 편하다.


    그나저나 돈 므앙 공항 너무 춥다. 바깥 기온이 30도라는데 충전기를 찾아 헤매다 외진 곳으로 왔더니 사람도 없고 얼릉 자리를 떠야지...


    예전엔 이렇게 붕 뜨는 시간들 너무 싫어했는데 요즘은 내가 어쩔 수 없는 상황을 계속 맞닥뜨려도 기분이 나쁘지 않다. 나름 그 상황에서도 좋은 점은 있는거니까.

    면세점 쇼핑도 했고, 토요일에 늦잠도 자고, 태풍 피해서 안전하게 비행기가 떳고, 원래 일정이라면 싱가포르에 밤 늦게 도착하는데 바뀐 일정은 오전에 도착하니 안심되고. 오랜 경유시간 덕분에 간만에 블로그에 글도 쓰고...ㅋㅋ
    맛있는 망고쥬스 어디서 안 파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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